커뮤니티

여행후기 Travel Review

나를 떠나 나를 찾는다.
젊음, 용기, 미지에 대한 도전정신, 뜨거운 열정을 나눠주세요!

프라하에서 크리스마스
작성자
이**
작성일
2018-01-10
조회수
1,144

 

딸아이와 둘만의 여행을 프라하로 떠났습니다.
일부러 계획했던 건 아니었는데
아이 직장 일정과 맞추려다 
프라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 것은 덤이었지요.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물결이었습니다.
우리의 설날처럼 추석처럼 
그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무척 큰 명절인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우리 컨셉트는 "맥주 마시러 ' 프라하 간다~" 였으나
계절은 겨울이었고 그 곳은 무려 동유럽이었이었지요.
하여 사진이고 패션이고 뭐고 그 아름다운 나라에 가면서
짐은 온통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무언가를 욱여 넣기 바빴지요.
그냥 히트텍은 불안해 1.5배 따뜻하다는 엑스트라 웜, 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급기야 세 배 따뜻하다는 울트라 웜 내의를 구입하고서야 트렁크를 닫았지요.
날씨는 예측을 완전하게 빗나갔습니다.
호텔까지 픽업해주시는 기사님 얘기로
기상이변으로 근래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엊그제 내린 눈도 금세 녹아버려 흔적도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뜨신 내복에 털 스웨터, 구스 롱코트를 입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집에가면 에어컨도 덜 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세제도 덜 써야겠어. 라는 소심한 마음을 다져봅니다.

 


외국 영화배우 이름, 지명, 음식이름을 외우는 것은 애초에 포기했지만
프라하에서 나흘 보내는 동안
까를교, 꼴레뇨, 굴라시, 비셰흐라드, 스트라스 호프 수도원은 아이의 구박을 받다보니 외워졌어요.^^;
이상하게도 난생 처음 가 본 곳인데
언젠가 와 봤던 것처럼 무척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프라하를 떠올리던 붉은 빛 지붕들은 오스트리아의 흔적이라고 하더군요.
그 위로 짙은 구름을 뚫고 비치는 저녁빛이 환상이었습니다.
사진을 잘 못찍어도, 보정을 하지 않아도 이 사진 속 빛이 좋아서 문득문득 꺼내보고는 합니다.


 

숙소 앞 텅 빈 거리조차 마음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체스키로 가는 버스를 타러 지하철 타러 가는 길.
휑한듯 아늑하고 쓸쓸한듯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어요.


 


아침 여덟시 오십분에 공항에 도착해서 플젠에 있는 필스너 견학으로 시작해서 
하루를 바쁘게 보냈고
마지막 날엔 오후 비행기 타러 가기 전에  유대인 마을까지,,,
시작부터 끝까지 꽉 채운 여행이었지만
벌써 이 주나 지났지만 
그래도 내게 프라하는 '아쉬움' 으로 남았네요.

하고 싶은 말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말이 되어 나오지 않고
마음 속에서 흐르는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프라하였습니다.




@동유럽 책자부터 네임택, 필요한 서류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신 
  블루 여행사 유다은님께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